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역병 단상

기사승인 2020.09.16  08:53:15

공유
default_news_ad1
ad34

- 최의선의 고막리 편지

코로나 19역병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언제쯤 끝나리라는 예측을 할 수 없고 쉽게 가라앉지 않으리라는 예단 속에서 우리는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불안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두렵고 슬프기까지 하다. 마스크를 쉽게 벗어버릴 수 없게 된 지금, 서로 호흡을 나누기 어렵고, 거리두기로 함께 밥을 먹기도 쉽지 않고, 이웃사촌끼리 어울려 지내는 일은 물론 오는 추석명절에 고향에서 부모형제, 친척과 친지를 만나는 일도 쉽지 않게 되었다.

진정 역병의 기습이 무서운 것이다.

사람을 만날 수 없으니 말하는 일도 적어져 어떨 때는 하루 종일 침묵으로 보낼 때도 있다. 대신 스마트 폰에서 울리는 ‘카톡, 카톡’ 소리를 따라 문자 읽는 일만 늘어난다. 어찌되었던 핸드폰은 역병의 기습에 대비한 최고의 가까운 친구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안부 인사용 예쁜 그림엽서는 미소를 짓게 하지만 편향된 내용, 가짜 뉴스 등이 홍수를 이루기도 해서 핸드폰을 멀리하면서 스스로 고독과 침묵으로 빠져드는 요즘이다.

혼자 있으면서 잘 지내는 일은 속인으로서는 쉽지 않아 괜스레 공상, 상상도 해본다. 오래된 일들 가운데 잘한 것보다는 잘못한 일이 많음에 때늦은 후회와 함께 내 스스로의 판단이 죄를 저지른 근본임을 깨달으며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우선시해야 잘못을 덜하게 된다”는 다짐도 해보게 된다.

외적 침묵이든 내적 침묵이든 고요함 속에서 스스로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바람직하지만 원치 않게 길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너무 깊이 자신에게 들어가 우울증세가 나타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왕에 침묵이라면 그 안에서 타인, 자연의 섭리, 절대자의 존재를 만나는 것도 좋은 하나의 방법이다.

현대의 영성가 토마스 머튼은 “고독이야말로 신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에너지”라고 했다.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코로나 시절에 말하지 않아도 서로 느껴지는 소통, 친교가 가능한 이웃을 갖고 있는 사람은 잘 살아왔다는 감사를 가져도 좋을 것이다. 

최의선 편집위원 ces-1102@hanmail.net

<저작권자 © 김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ad36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